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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라이언》 vs 《아일라》 -기억과 사랑

by aurora33님의 블로그 2025.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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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아래 나비와 함께 웃고 있는 어린 소년
이미지 출처:영화 '라이언' 스틸컷 – IMDb

 

 영화 라이언과 아일라는 각각 실화를 바탕으로 기억과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감정을 복원해 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이 두 편의 작품을 통해 기억 저편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랑의 감정을 따라가 봅니다. 잊힌 기억 속에서 피어난 사랑, 당신도 경험해 본 적 있나요? 

 영화 라이언과 아일라 기억과 사랑, 두 영화가 공유하는 감정의 뿌리

《라이언》의 주인공 사루는 다섯 살 무렵, 형을 따라나섰다가 기차에 홀로 실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도시에 도착한다. 그는 부모의 이름도, 집의 위치도 기억하지 못한 채 입양되어 호주의 가정에서 성장한다. 하지만 그 안엔 설명할 수 없는 결핍이 있었다.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 남겨진 고향과 가족, 그리고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던 ‘엄마의 체온’. 《아일라》의 이야기는 전쟁 한가운데서 시작된다. 1950년 한국전쟁에 참전한 터키군 병사 슐레이만은 전장에서 우연히 다친 아이를 발견한다. 그는 이름도 모르는 아이에게 ‘아일라’라는 이름을 붙이고 딸처럼 돌본다. 전쟁이 끝나고 아일라를 데려가려 하지만, 국가 간의 장벽과 제도로 인해 두 사람은 이별하게 된다. 둘 다 아이의 시점에서 사라졌고, 어른의 시점에서 끝없이 기억된 존재다.

군막사 안에서 한 남성이 어린 소녀의 머리를 빗어주는 따뜻한 장면
이미지 출처: [아일라] 영화 공식 스틸컷

시간은 흐르지만, 감정은 흐르지 않는다

《라이언》에서 성인이 된 사루는 우연히 본 인도 음식의 향과 비슷한 지형의 사진을 통해 기억의 퍼즐을 맞추기 시작한다. 그는 어린 시절 잠깐 들었던 역 이름의 소리를 되뇌며, 구글 어스로 밤마다 수천 개의 마을을 검색한다. 이 여정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감정의 회복을 위한 자발적 고통이었다. 《아일라》의 슐레이만은 60년이 지나서도 아일라를 잊지 못한다. 그는 사진 속 아이를 품에 안고 전 세계를 뒤진다.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거라며 포기하라는 사람들 속에서 그는 끝까지 “아직 딸이 살아 있다”라고 믿는다. 이 두 영화는 말한다. 기억은 지워질 수 있어도, 감정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누군가는 기억을 더듬고, 다른 누군가는 이름 없는 존재를 찾아간다.

우리는 결국, 서로를 기억했다

영화 《라이언》과 《아일라》는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 문화 속에서 태어난 이야기지만 그 중심에는 똑같은 감정이 흐른다. 잃어버린 아이, 가슴에 남은 그리움, 그리고 다시 만나기까지의 여정. 《라이언》은 인도에서 길을 잃은 소년이 성인이 되어 기억의 조각을 따라 가족을 찾는 이야기이며, 《아일라》는 전쟁통에 발견한 한 아이를 인연처럼 품은 군인의 이야기다. 말도, 피부색도, 국적도 달랐지만, 이들의 감정은 누구보다 깊고 진심이었다.

《라이언》은 마침내 고향을 찾는다. 그가 기억 속에 붙잡고 있던 철로, 지형, 그리고 어머니는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었다. 이 장면은 말한다. 가족은 시간보다, 거리를 넘어 더 단단히 연결된 감정의 끈이라고. 《아일라》의 마지막은 실화가 주는 전율 그 자체다. 노인이 된 슐레이만과 성인이 된 아일라가 재회하는 장면은 전 세계의 심장을 울렸다. “이 아이는 내 딸이었다.” 그의 이 말은, 60년의 기다림을 한 문장으로 감쌌다. 아일라 역시 전혀 잊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한 사람이 평생의 감정으로 이어져 있었던 것이다. 둘 다 말한다. “우리는 결국, 서로를 기억했다. 그러니 이 감정은, 시간과 거리를 넘어 존재해 온 것이다.”《라이언》과 《아일라》는 아이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야기지만 결국 어른이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는 감정의 서사다. 누군가는 아이로서 길을 잃고, 누군가는 어른으로서 잃은 아이를 기억한다. 한 사람은 기술로, 다른 한 사람은 기억과 사랑으로 잊지 않기 위해 살아간다. 두 영화는 보여준다. 그리움이란, 포기하지 않는 감정이다. 그래서 그 감정은, 끝내 사랑이 되고, 재회가 되고, 삶을 다시 살아내게 만든다.

 

명대사

《라이언 (Lion, 2016)》

"I’m not from Calcutta. I’m lost."
 “나는 캘커타 출신이 아니에요. 난… 길을 잃었어요.”
💬 사루가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되찾는 순간.
말은 짧지만, 그 안엔 25년간 쌓인 정체성 혼란과 슬픔이 담겨 있다.

《아일라 (Ayla: The Daughter of War, 2017)》

“Ben onu hiç unutmadım.”
 “나는 단 한 번도 그녀를 잊은 적이 없어요.”
💬 60년 동안 아일라를 찾아 헤맸던 슐레이만의 고백.
기억보다 감정이 더 오래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감상평

시간은 멀어도, 감정은 가까웠다《라이언》은 기억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고,《아일라》는 기억을 잊지 않으려는 기다림이다. 둘 다 물리적으로는 잃어버린 인연을 다루지만, 그 안에는 한 번도 끊기지 않았던 감정의 실이 있다. 가족이라는 이름, 그리고 그리움이라는 감정은 국경도, 언어도, 시간도 모두 뛰어넘는다. 그래서 이 두 영화는 결국‘사랑은 기억보다 오래간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OST 추천

라이언

“Never Give Up” – Sia
사루의 내면과 여정을 감성적으로 표현한 엔딩 테마

“Arrival” – Hauschka & Dustin O'Halloran
잃어버린 기억이 조금씩 살아날 때 깔리는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

아일라

“Ayla’s Theme” – Fahir Atakoğlu
전쟁 속에도 흐르는 따뜻한 부성애를 전하는 영화의 메인 테마

“Ayla’s Farewell” – Original Soundtrack
 마지막 재회 장면에 흐르던 음악, 눈물과 감정이 가장 고조되는 순

외부링크

《라이언 (Lion)》

IMDb: https://www.imdb.com/title/tt3741834/

《아일라 (Ayla: The Daughter of War)》

IMDb: https://www.imdb.com/title/tt6316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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