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룸》은 서로 다른 배경에서 시작되지만, 모두 ‘부모라는 감정’을 중심으로, 관계의 본질과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 작품입니다. 유전자보다 중요한 것은 감정일까요? 책임일까요? 이 두 영화를 통해 그 물음을 함께 짚어봅니다.
영화《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룸》 부모라는 감정은 유전보다 앞설 수 있을까?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뒤늦게 아들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두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생물학적 부모와 양육 부모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 류타는,‘좋은 아버지란 무엇인가’를 고뇌하며 점차 감정적으로 변화합니다. 룸》에서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태어난 아이 ‘잭’ 을엄마 조이가 작은 방 안에서 키워냅니다.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도, 그들은 생물학적 가족보다 강한 감정의 유대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피보다 진한 건 시간일까, 감정일까?” 이 두 영화는 그 질문에 정답을 주기보단, 각자의 시선으로 감정을 건넵니다.
부모의 자격, 감정의 결로 증명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류타는 완벽주의자이고 성공 지향적입니다. 그는 아이에게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버지라 믿지만, 아이와의 유대는 얕기만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그는 감정적으로 깨어나고, ‘함께 한 시간’의 무게를 비로소 이해하게 됩니다《룸》 의 조이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아이를 사랑으로 키웁니다. 작은 공간 속에서 아이에게 세계를 만들어준 그녀의 존재는 육체적 조건이 아닌 감정의 훈련으로서의 부모 됨을 보여줍니다.
💬 부모는 완성된 자격이 아니라, 감정을 통해 꾸준히 성장해 가는 존재임을 두 영화 모두 조용히 말해줍니다.
가족의 기준은 무엇인가 – 연결의 형태를 다시 묻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혈연 중심 사회에 질문을 던집니다.
아이와 연결된 기억, 손을 잡아주던 순간들이 더 이상 ‘진짜 부모’를 결정짓는 기준이 될 수 없음을 암시합니다.
《룸》은 피로 연결된 관계보다, 함께 살아낸 시간 속 감정이 얼마나 깊고 단단한지를 보여줍니다.
그들은 세상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둘만의 방(감정의 안전지대)**을 간직한 가족입니다.
가족이란 '함께 살아낸 감정'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요?
부모 됨의 감정은 선택의 순간에서 드러난다
부모는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매일 반복되는 선택 속에서 부모가 되어간다.
류타는 감정적으로 닫혀 있던 사람이다.그러나 점차 '내가 키운 아이'를 향한 애착이 '유전자'라는 논리를 무너뜨린다.조이는 감정적으로 찢기는 순간에도 잭을 지키기 위해 매 순간을 선택한다.도망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함께 있는 것”을 선택했다.
감정의 연결은 말보다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두 영화 모두 감정을 ‘큰 희생’으로 그리지 않는다.오히려 “침대에 같이 앉아 있었던 시간”, “작은 장난감 하나를 건넨 손”,
그런 작고 반복적인 행위가 아이의 기억에 남고, 관계를 만든다.관객은 그 과정을 통해 부모 됨이란 무엇인지 감정적으로 ‘이해’가 아닌 ‘느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부모가 된다는 감정’을 경험한 어른 독자에게
우리는 영화 속 아이들보다, 어쩌면 부모 캐릭터에 더 많이 감정 이입하게 된다.완벽하지 않아서, 때로는 감정 표현이 서툴러서,부모로서 자신을 의심하고 자책하는 모든 순간.이 두 영화는 말한다:
“부모는 정답이 아니라 감정으로 자라는 존재다.”
감정 기반 비교 – 닮은 듯 다른 두 영화
항목《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룸》
중심 인물 | 아버지 류타 | 어머니 조이 |
갈등 | 생물학적 vs 양육의 충돌 | 극한 상황 속 양육의 지속성 |
주제 감정 | 책임에서 감정으로의 전환 | 사랑과 감정의 절대성 |
연결 방식 | 점진적 감정 회복 | 절대적 신뢰 속 유대 |
감정 루틴으로 읽는 두 영화
부모가 된다는 건 감정을 배우는 일이다가족은 피보다 감정을 먼저 공유하는 관계일 수 있다상처를 안고도 연결되는 감정이 진짜 유대다‘같이 있었던 시간’은 감정을 만드는 가장 깊은 재료
OST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Tamura Yukie – Father and Son"
이 곡은 류타와 아이 사이의 미묘하고 어색한 감정을 조용하게 껴안아주는 듯한 선율입니다.
피아노와 현악의 조용한 반복이 감정의 정체된 흐름을 표현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유대가 만들어지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말하지 못한 감정이 피아노 건반 위에서 대신 흐른다.”영화의 가장 감정적인 장면에서도 이 음악이 흐릅니다.
《룸 (Room)》
"Brie Larson – Room Sequence" (Score by Stephen Rennicks)
잭의 시선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음악은, 공포와 환희가 공존하는 모순된 감정을 잘 담아냅니다. 방 안의 작은 세계가 무너지던 순간, 그리고 세상 밖으로 처음 나갈 때의 감정적 전환점에 사용됩니다.
"When I Reach the Sky" – Karen O (End Credit)
이 곡은 조용히 감정을 정리하면서 끝나는 이 영화의 결말과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다 지나왔구나” 하는 안도의 감정, 그리고 **“이제 진짜 삶이 시작되려 한다”**는 여운이 담겨 있습니다.
💬 “자유는 공간이 아니라, 감정 속에서 시작된다.”
이 곡은 그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낸 가장 조용한 선언처럼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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